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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ipped (플립, 2010년)
    추억의 콘텐츠/어린이·청소년 영화 2018. 3. 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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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요약] 

    건너편 집 브라이스(캘란 매컬리프)를 보고 첫눈에 사랑을 직감한 일곱 살 소녀 줄리(매들린 캐럴), 브라이스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는 줄리가 이상하고 실을 따름이다. 초등학교 내내 함께 등교하며 줄리 때문에 놀림감이 됐던 브라이스는 중학생이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무화과나무에 집착하는 등 줄리의 행동은 예민한 중학생들 사이에서 '괴짜' 취급 당하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브라이스는 줄리가 정성 들여 키운 닭의 달걀을 선물받지만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고, 줄리에게 그 광경을 들키고 만다.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크게 실망하고, 오히려 그다음부터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자꾸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부인을 여의고 외롭게 지내던 브라이스의 할아버지는 줄리가 대단히 멋있고 특별한 아이라며 브라이스의 혼란을 부채질한다.

     

     

     

     

     

     

     

      롭 라이너의 대표작으로는 <스탠 바이 미, 1986년>도 있지만, 역시 다수가 손꼽을 작품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년>다. 그리고 <플립>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소년, 소녀 버전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별에서 왔고, 감정을 어디까지 표현해야 하는지 혹은 상대방의 감정과 제스처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의 기준선 자체가 다르다. 심지어 그들이 10대 초반, 우정과 성욕과 로멘스의 구분 자체가 모호할 수밖에 없는 나이 대라면, <플립>은 똑같은 에피소드를 소년과 소녀 시점 버전으로 번갈아 보여주면서 위트를 더한다. 브라이스는 아직까지 소녀들의 열중보다는 또래 소년들 사이에서 남자다움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중산층 가족의 우월감에 기대어 세상을 바라본다. 반면 농부이자 화가인 아버지, 정신지체 장애인인 작은아버지, 무작정 대학교에 입학하기보다는 음악에 헌신하려는 두 오빠 사이에서 성장한 줄리는 또래보다 훨씬 조숙하고 생각이 깊다. "부분만 봐서는 알 수 없다. 부분이 합쳐진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던 줄리는 우연히 올라간 무화과나무 위에서 그 의미를 깨닫는다. 1963년 무렵, 모두가 이웃집의 사정을 시시콜콜 알던 좁은 세계가 아니라 온전히 그녀만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처음 발견하는 순간이였다. 인간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 자체를 생각하지도 못하는 철없는 브라이스와, 브라이스의 전체 모습으로 부터 그 옛날처럼 사랑하고 싶은 소년과 멍청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소년의 양면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줄리. 두 사람 모두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는 게, 상대방 때문에 수치심을 처럼 배워나가는 게 쉽지 않다. 가족드라마의 틀거리는 생각보다 넓다. 가족과 이웃. 학교라는 3대 세계는 이후 사회로 나아가 발견하게 될 쓰디쓴 현실을 그대로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다. <플립> 역시 마찬가지다. 60년대 초반이라는 배경 아래 적극적이고 똑똑한 소녀가 놀림거리가 되고 백인 중산층의 미덕이 떠받들어지며 가장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선 어린 시절 '한때의 꿈'을 저버리는 것이 당연시되던, 셋방살이와 집 소유주 사이의 계급 차이가 노골적으로 드라나기 시작하던, 그리고 정신지체가 유전병처럼 여겨지던 시대의 분위기는 순진한 소년, 소녀에게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모든 묵직한 주제를 서두르지 않고 아우르는 롭 라이너의 느긋한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두 어림 배우의 호연에 힘입어 <플립>은 흠잡을 데 없는 성장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Flipped'라는 원제처럼 관객 역시 이 영화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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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03 - [추억의 콘텐츠/어린이영화] - Annie (애니,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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