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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쥬스 (유령 수업, BeetleJuice, 1988년)
    추억의 콘텐츠/어린이·청소년 영화 2021. 6. 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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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같이 아름다운 언덕 위의 집에서 단란하게 살던 아담(알렉 볼드윈)과 바버라(지나 데이비스) 부부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는다. 저승 사람이 된 후에도 보금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두 사람은 디츠 부부가 자신의 집에 새 주인으로 들이닥치자 그들을 내쫓기 위해 온갖 방법들을 짜낸다. 그러나 비위가 좋은 데다 유령이 나오는 집이라는 컨셉트로 돈과 유명세를 얻으려는 디츠 부부의 대처 때문에 번번이 계획은 실패한다. 한편 유령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디츠 부부의 딸 리디아(위노나 라이더)는 그들의 처지를 동정해 부부를 돕고자 한다. 디츠부부가 귀신 들린 집을 영리 목적의 사업으로 만들려고 하자 방법을 골몰하던 애덤과 바버라는 괴짜 유령 해결사 비틀쥬스(마이클 키튼)에게 도움을 청하기에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팀 버튼의 최고작으로 <배트맨>(1989)과 <가위손>(1990)을 꼽지만, 장차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될 이 천재적인 예술가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사람들은 이 영화 <비틀쥬스>를 잊지 못할 것이다. 팀 버튼이 스물일곱 살에 연출한 <비틀쥬스>에는 동화 속 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경계가 없는 상상력, 뛰어난 시각 효과와 마술, 음울하고 기괴한 유머가 공존한다. 팀 버튼의 개성이 만개하기 전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작품으로 고정된 틀에 얽매지 않은 상상력을 분방한 필치로 펼쳐놓은다. <비틀쥬스>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란 이유는 환상 동화와 같은 상상력을, 이 영화와 같은 시각적 표현법으로 보여준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최고 성취는 디자이너 보 웰치의 세트 디자인이다. 팀 버튼의 전작인 <피위의 대모험>(1985)에서 받은 영감을 가져온 보 웰치의 세트 디자인은 현실의 느낌을 철저하게 지워버린 인공적인 색깔과 장식들로 채워져 있다. 조화롭기보다 서로 잘 섞이지 않은 요소들을 버무려놓은 것 같지만 판타지 장르의 색깔과는 잘 어우러지고 있다. 비주얼 디자인의 전반적인 느낌은 초현실주의 만화에 나오는 그림이나 표현주의 영화의 이미지에 가깝다. 팀 버튼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그림들로 프로덕션 디자인과 함께 특수효과의 완성도도 당시로서는 혁신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이후 독독한 협력자 관계를 밎은 음악가 대니 앨프먼의 음악도 귀를 잡아챈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수공적인 세트와 화려한 미술, 문밖에 나갔을 때 펼처지는 기상천외한 바깥 세계, 이를 표현하는 1980년대식 특수효과, 저절로 춤을 추게 만드는 흥겨운 군무는 대가의 반열에 오른 뒤 만들어진 팀 버튼의 대표작드을 어떤 의미에서 뛰어넘는 활력적인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지는 추억의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확인 할 수 있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베일에 싸인 문제적 주인공 비틀쥬스를 연기하는 것은 <배트맨>의 마이클 키튼이다. 훗날 팀 버튼의 <배트맨>에 배트맨 역으로 출연하게 되는 마이클 키튼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측한 분장을 한 채 개구지고 집념이 강한 난봉꾼 비틀쥬스 역을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으로 해낸다. 90년대 섹스 심벌이었던 알렉 볼드윈 의 파릇파릇한 청년기 모습, 청순하고 귀여운 위노나 라이더의 앳도니 얼굴이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젊은 영화 천재의 혈기가 느껴지는 <비틀쥬스>는 풍자 코미디와 뮤지컬, 공포 등 여러 장르를 섞어놓았지만 무섭다기보다 우습고, 차분하게 생각거리를 던지기보다 흥청거리는 재미를 만끽하기에 좋은 즐거운 영화다. 각양각색 괴물과 유령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현란한 캐릭터의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비틀쥬스>는 시간이 흘러도 매력이 되색하지 않은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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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etlejuice Trailer (1988) 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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