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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s et princesses (프린스 앤 프린세스, 1999년)추억의 콘텐츠/어린이·청소년 영화 2018. 3. 25. 17:03728x90반응형
[내용 요악]
소년과 소녀가 만난다. 그들은 늙은 기사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기로 한다. 소심하고 겁 많지만 공주를 구하려고 111개의 다이아몬드를 찾는 왕자, 한 소년이 바치는 달콤한 무화과의 맛과 정성에 감탄하는 여왕. 사람들이 비웃어도 때를 기다려 마녀의 성에 들어간 지혜로운 청년, 힘쎈 다리로 도둑을 골탕 먹이는 노파, 레이더로 살인을 하는 미래 세계의 여왕에게 고독과 사랑을 깨닫게 하는 새 조련사, 짭고 황당한 마법의 키로 인해 개구리, 나비, 애벌레, 고래 등으로 모습이 변화는 왕자와 공주, 여섯 개의 작은 동하는 아름다운 동선의 실루엣 이미지와 촌철살인의 대사로 완성돼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인생의 아이러니를 전한다.
728x90종이를 오려 조명을 비춘 후 얻은 실루엣으로만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실루엣 애니메이션' 기법의 독특함으로 <프린스 앤 프린세스>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순수 회화를 전공한 미셀 오슬로의 절묘한 색체 감각이 어우러져 소박하지만 영롱한 아름다움을 지닌 걸작이 됐다. 오묘한 실루엣과 그 실루엣을 부각시키는 빛과 컬러의 조합은 잠시도 눈을 떼기 힘들다. 자칫 지루하고 평면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셀 애니메이션을 조금씩 차용해 입체감을 살린 신중한 연출력은 발표된지 20여년이 다되어 가는 오늘날 봐도 여전히 돋보인다. 하지만 색다른 기법이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여섯가지 에피소드 속에는 동양과 중세, 과거에서 미래까지를 관통하는 사랑의 비밀이 알알이 담겨 있다. 클래식하고 고귀한 '왕자와 공주'들을 소재로 했지만 그들은 언제나 자신들과는 신분이 다르거나 입장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뜻밖의 교훈을 얻는다. 동화를 뒤집는 풍자 정신은 어쩌면 <슈렉, 2001년>보다 한 수 위다. 마녀의 성에 들어간 청년 이야기를 다른 세번째 에피소드는 특히 인상적이다. 어느 왕국의 왕이 자기 딸인 공주와 결혼하고 싶다면 마녀가 사는 성을 함락시키라는 조건을 내건다. 뭇 사내들은 이 마녀의 성을 공격하지만 다들 실패하자 이 과정을 지켜보 한 청년이 마녀의 성문 앞에 다가가 들어가도 되겠냐고 허락을 구한다. 마년는 허락을 구한 사람이 청년이 처음이라며 성안을 구경시켜준다. 청년은 마녀의 지성과 미모, 현명함을 방견하고 공주 대신 그녀와 결혼하니, 인간관계에 있어 교감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을 이처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애니메이션도 드물다.
미셀 오슬로 특유의 긍정적인 유머는 저학년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로한 대사로 만들어져 상쾌한 웃음을 준다. 마법의 키스를 해쓴데 엉뚱하게 개, 코끼리, 애벌레로 변하는 왕자와 공주의 에피소드에선 이런 대사까지 등장한다. 수많은 키스 끝에 이런저런 모습이 되다 결국 공주로 변해버린 왕자의 짜증. "난 공주는 못 해!" 그러자 왕자로 변한 공주가 발끈한다. "왜 못 해요? 나도 했는데!" 픽사, 드림웍스, 디즈니 같은 화려한 3D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부모와 아이들에겐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탁월한 연출력과 이야기 구성력, 독특한 기법을 완벽하게 영상화시키 솜씨, 그리고 관객들에게 한껏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감독의 줄기찬 배려 때무네 보고 또 봐도 사랑스러울 뿐. 아참, 에피소드 3편이 끝나면 즐거운 순간이 기다린다. 스크린에 "지금부터 1분 동안 휴식 시간을 갖겠습니다. 옆 사람과 수다를 떨어도 좋습니다"라는 자막이 뜨기 때문이다. 위트 넘치는 깜짝 선물이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예고편
2018.03.25 - [추억의 콘텐츠/어린이·청소년 영화] - The King and The Mockingbird (왕과 새, 19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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