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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The Friend's Home?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1987년)추억의 콘텐츠/어린이·청소년 영화 2018. 3. 26. 10:59728x90반응형
[내용 요약]
이란의 한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숙제 검사가 시작된다. 아마드의 짝인 네이자데는 숙제를 해오지 않아 선생님께 심한 꾸지람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다. 집으로 돌아온 아마드는 자신이 네마자네의 공책을 가져온 사실을 발견한다. 아마드는 한번 더 숙제를 안 해오면 퇴학시키겠다는 선생님의 으름장을 떠올리며 네마자데의 집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네마자데의 집을 찾기도 전에 하루는 점점 저물어가고, 수소문 끝에 네마자데의 집을 찾는데 성공하지만 그 집은 네마자데의 집이 아니다. 그 동네에서 남아도는 것이 바로 네마자데라는 이름이었던 것! 결국 아마드는 밤을 세워 네마자데의 숙제를 대신한다. 다음 날 학교에서는 공포의 숙제 검사가 시작되고 네마자데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다. 아마드는 그런 네마자데에게 공책을 내민다.
이란 영화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던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아주 작은 이야기 하나가 큰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우리는 친구의 공책을 돌려주기 위해 수많은 길, 문, 창문, 그리고 사람들을 거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한 소년의 정성과 수고를 지켜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소년이 보여주는 그 반나절의 행적은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음에 묵직한 파장을 일으킨다. 이러한 질문을 위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면서도 비작업 재우와 현지 로케이션, 그리고 자연광을 주로 이용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영화는 궁극적으로 허구적으로 구성된 것일 수밖에 없지만, 그 질문은 실제 삶 속에서 길어 올린 것이어야 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백미로 흔히 일컬어지는 장면에서, 키아로스타미는 지그재그로 난 길을 오르는 소년의 모습을 롱 테이크로 담는다. 멀리서 찍힌 이 장면에서 지그재그로 난 길 위쪽에는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다. 소년은 지그재그의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다. 이 장면을 통해 키아로스타미가 무엇을 질문하려 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 나무는 얼핏 소년의 목적지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다. 소년이 찾는 친구의 집은 힘겹게 오른 만큼 또다시 내려가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 끝없는 여정인 이유다.
728x90소년은 길을 오르내리며 많은 어른들을 만난다. 키아로스타미는 소년의 눈높이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대체롤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바쁠 뿐. 소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ㅅ는다. 소년은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골목길과 집, 문, 창문을 지나쳐야 한다. 때로는 폐쇄적이고 때로는 개방적인 만남의 (창)문들. 이러한 남남은 우리의 삶에 결코 생략할 수 없는 끝없이 펼쳐진 관문과도 같은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하나. 공책을 돌려주는 데 실패한 소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이때 바깥에서 갑작스럽게 바람이 불어와 문을 열어젖힌다. 소년은 바람을 맞으며 열린 문 쪽으로 시선을 향한다.. 소년은 이제야 인식을 전환한다. 공책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숙제를 대신해주는 것으로. 어쩌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그리고 그것이 던지는 질문은 인식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이러한 바람과 닮아 있다. 앞을 가로막고 있던 빨래가 치워질 때 소년에게 새로운 인식을 가능하게 한 바람이 불어올 수 있었던 것처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새로운 인식(바람)이 찾아올 기회를 가로막던 그 장벽을 치워버리며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려 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다. 친구의 공책에 소년이 꽂아둔 그 꽃처럼
감독 -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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